1946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이상봉 씨.
북한과 조총련의 날조 선전에 속아 1960년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배고픔에 지치다 못해 함경북도 회령 유선탄광에 채탄공으로 지원했고 그곳에서 가장 오랜 기간 중노동에 시달리던 국군포로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2006년 북한을 탈북한 이 씨는 최근 한국에서 열린 인권 세미나에서 탄광에서 만났던 국군포로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감시의 눈을 피해 몰래 사귄 국군포로들은 주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이상봉 / 북송 재일교포 : (국군포로들은) 절대 사람을 붙이지 않아요. 누구도 믿지 못하는 거야. 자기 옆에 오는 사람은 다 밀고자고 밀고하고 감시하는 그런 선입견이 많이 있더라고.]
북한 당국은 극심한 차별도 일삼았습니다.
대한민국 대신 '남조선 괴뢰' 호칭을 사용하라는 등 5가지 철칙을 강요했고 이를 어기면 엄벌에 처했습니다.
[이상봉 / 북송 재일교포 : 이산가족 절대 만나겠다고 이산가족 신청도 하지 말라. 그다음에 국군포로 세 명 이상 모이지 말라.]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겠다는 국군포로들의 기대가 곧 실망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이 씨는 울음을 삼켰습니다.
[이상봉 / 북송 재일교포 : 그때 실망한 국군포로들 얼굴이 눈앞에 선합니다. 두 달 후에 김대중 (대통령) 돌아간 뒤에 다시 만났는데 대한민국에서 우리(국군포로)가 포로가 됐다고 버리는가 봐 하고 실망하더라고….]
탈북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한 국군포로 가족이 무자비하게 공개 처형되는 장면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북한은 최대 8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상황.
그렇다 보니 대부분 90세 이상 고령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들 가운데 몇 분이나 생존해 계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북녘땅 어디선가 처절하게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군포로들.
우리가 끝까지 기억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YTN 최두희입니다.
촬영기자ㅣ곽영주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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